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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물건

미니멀리즘, 아무것도 없음을 마주하는 것

by 천천히 스미는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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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에 대한 콘텐츠를 많이 보고 있다. 볼 때마다 너무 재밌다.

어제는 아낀다고 생각한 책을 버리고, 가뿐함을 느꼈다. 책하나로 잡고 있던 내 욕망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체험했다. 진심이 아닌 것을 진심인 척하는 데 책이 참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내 진짜는 뭘까하고 항상 고민했는데 답을 못 찾았었다.
그런데 이렇게 가짜들을 걷어내니 내 진짜가 보인다.
사실 보이기 보다는 어떻게 가야할 지 생각이 든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가족이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 행복이다.



지금은 “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라는 책을 읽고 있다. 에리카 라인이라는 워킹맘이 지은 책이다. 전에도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책이 조금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니 집이나 물건의 미니멀리즘에 더해 생각의 미니멀리즘을 제시하는 책이었다. 지금의 나한테 필요한 책이다.



물건을 버리고 정리하다보니 처음에는 내면에 아무것도 없는 내가 남았다.
내 것이 하나도 없는 공허한 나였다.

처음엔 허무했는데, 계속 마주하다보니 아무것도 없음을 마주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그동안은 계속 남을 따라하고, 나한테 자신이 없고, 남한테 물어보고, 남이 좋다는 것을 하고, 그렇게 배우면 내가 나중엔 더 성공하고, 만족스러울 것이라 생각한 내가 보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건 그냥 까마귀가 다른 새의 깃털을 꽂고 자기것이라 으스댄 것 뿐이었다. 남을 따라한다고 내것이 되진 않았다. 남의 것이니 하나도 소중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남의 것으로 치장한 내 모습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의기소침해지기만 했다.



나는 미니멀리즘을 통해 깨달았다.

나는 내가 마음에 드는 모습으로 살기로 했다. 그래서 남을 동경해서 산 책을 모두 버렸다. 그리고 남을 따라하기 위한 가방도 버리고, 옷도 버렸다. 지금 쓰지 않는 것은 버린다. 그래야 내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언제든지 갈 수 있다. 내 발목을 잡지 않는다.



나는 요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배우고 있다. 또, 미니멀리즘 책을 보며 미니멀리즘에 심취한다. 재밌다. 또 가족이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함께 음식을 먹는다. 가족과 대화를 하고 스킨쉽을 하고 사랑을 속삭인다. 즐거운 대화를 나눈다. 매일 30분정도 걷는다. 단순한 삶이 이어지는 지금이 너무 좋다.



미니멀리즘 접하기 이전에는 내 삶은 어디로 흘러가는지 막연함에 슬퍼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흘러가는 이 방향이 너무 내 마음에 든다. 내 삶에 집중하게 된다. 소중하게 내 삶을 대한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하지만 지금이 참 마음에 든다.



나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
이 말이 진심으로 받아지는 하루다.

나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다.
내가 마음을 먹은 곳으로 어디든 갈 수 있다.
나는 자유가 있다.

내 주변의 물건을 비우고, 내 생각을 비우고, 내 마음을 비우자.
그래서 나는 어떤 사람인지,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마주하자.
아무것도 없다면 거기서 부터 시작하는 거다.


이 과정이 너무 즐겁다.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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