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하면 살이 빠질 것이라 생각했다.
미니멀라이프를 한다는 사람들은 다 말라 보였고,
물욕도 크지 않으니 그만큼 식욕도 크지 않을 것 같고,
물건을 잘 관리하는 만큼 몸도 잘 관리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면서,
미니멀라이프로 삶을 정렬하면 곧 살이 빠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살은 그런... 그런 것이 아니었다.
살아 빠져라.. 빠져라
목차
1.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걸 줄이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음식도 덜 먹겠지?
2. 현실은 미니멀라이프를 한다고 덜 먹지 않았다.
3. 미니멀라이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걸 줄이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음식도 덜 먹겠지?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걸 줄이는 거니까, 자연스럽게 음식도 덜 먹겠지?
아니다. 아니야..
살 빼는 방법 모르는 대한민국 사람은 없을 것이다.
먹을 것을 줄이거나 vs 운동을 하거나.
그중에서도 먹을 것을 줄이는 것이 우선!
그런데도 나는 미니멀라이프가 살을 빼줄 것이라는 이상한 심리에 사로잡혀 있었다.
물건을 정리하니까 삶이 가벼워질 것이고, 그만큼 나도 가벼워질 거야(?)라는 희망 회로가 돌아갔다.
어느 순간부터 살이 많이 쪘는데, 먹는 것을 줄이지도, 운동은 하긴 해도 살이 빠질 만큼 열심히 하진 않았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면 살이 빠진다'는 논리가 성립하려면 이렇게 해야 할 것 같다.
우선 미니멀리즘은 불필요한 것을 줄이는 철학이다.
그러니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고, SNS 같은 거 할 시간에 바깥에 나가 산책이나 명상, 운동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 살이 빠질 것이다.
그런데 나는 이런 과정은 싹 건너뛰고,
물건을 버리니 나는 그만큼 살이 빠질 것이라 생각했다.
엄청난 비약이다.
물건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을 만큼만 남겼는데,
왜 내 몸은 컨트롤이 안되지? 이것이 이상하다 생각했다.
대단한 착각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현실은 미니멀라이프를 한다고 덜 먹지 않았다.
현실은 미니멀라이프를 한다고 덜 먹지 않았다.
물론 최소한만 먹고, 운동도 많이 하는 것.
정말 이상적이다. 그러면 좋겠다.
하지만 나는 먹는 것을 좋아한다.
미니멀라이프를 하며 물욕은 많이 사라졌지만,
먹는 즐거움은 여전히 나를 즐겁게 했다.
식욕도 물건처럼 사라지면 좋으련만 그러지 않았다.
왠지 미니멀라이프와 어울리는
아사이볼이나 그릭요거트를 먹어야 할 것 같았지만,
그러면 살이 빠질 것 같았지만.
나는 콩나물국밥, 된장찌개, 청국장 그런 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그릭요거트도 좋아하지만)
가끔은 엽떡 닭볶음탕도 먹고, 치즈 돈까스도 먹어야 하는 사람이다.
클린한 음식이 그렇게 생각나진 않고, 그게 주가 되는 건 더욱 상상할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고 싶다.
미니멀라이프는 만병통치약이 아니었다.
미니멀라이프는 만병통치약도, 부적도 아니었다.
그러니 다이어트약도 아니다.
미니멀라이프는 미니멀라이프일 뿐.
일부 물건을 버렸을 뿐 그 자체가 내 삶 자체를 바꿔주지는 않는구나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내 삶을 바꾸려면 내가 의지를 가지고 계획도 세우고,
이행도 하고, 습관도 만들고 이게 쌓이는 세월도 필요하다.
'자, 이제 미니멀라이프 하니까 깨끗한 집, 맑은 정신, 가벼운 몸을 주세요!'
라고 하는 건 이렇게 글을 쓰고 봐도 참 이상한 생각이다.
이 이상한 생각을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글로 써보니 얼토당토 안 한 생각이라는 것을 마주하게 된다.
내 안의 이런 황당한 생각이 이렇게 정리되니,
나는 그제야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운동 습관을 갖게 되었다.
미니멀라이프와는 방이 분리된 영역이었다.
이를 통해 나는 미니멀라이프가 도깨비방망이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너무 미니멀리즘을 확대해석하는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원하는 건 그에 합당하고 타당한 방법을 통해서 얻어야겠다.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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