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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과 경험

먹는 것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by 천천히 스미는 2025.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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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돌체라떼 찍은 사진이 없어서 폴바셋 사진으로...

 

카톡으로 선물 받은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받았다.

기프티콘을 쓰기 위해 기분 좋게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하며 같이 간 남편에게 허세를 부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는 내가 먹고 싶은 걸 주문하지 못했다.

 

 

 

목차

1. 공짜라는 생각에 더 많이, 더 비싼 걸 시켰다.
2. 먹을 만큼만 사는 것도 미니멀리즘이구나
3. 먹는 것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공짜라는 생각에 더 많이, 더 비싼 걸 시켰다.

남편은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톨사이즈하나면 충분해"라고 했다.

나는 더 비싼 걸 시키라고 부추기다가 이내 내가 더 비싼 걸 시켜서 가격을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나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만 개운하게 마시고 싶었는데,

왠지 이 기프티콘을 다 써야할 것만 같아 아이스 돌체라떼 그란데 사이즈를 골랐다.

 

기프티콘에는 정확한 금액이 나와 있지 않았다

음료 두 잔과 케이크 두 조각이 그려진 기프티콘이었다.

얼마나 쓸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주문으로는 기프티콘을 다 쓰지 못할 것 같았다.

 

점점 내 순서가 다가오는 데, 이 정도로는 기프티콘을 다 채울 수 없어 평소 잘 먹지 않던 과자라도 하나 골라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입 쏙 카스텔라를 하나 골랐다. 처음 먹어보는 디저트였다.

 

이래선 기프티콘을 다 쓸 수 없어..!

 

 

여기서도 멈추지 않고 나는 초조해하며 뭘 더 사지에 대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이제는 뭘 더 고를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남은 금액이 얼마인지 직원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남은 금액은 천원 정도예요"

"이 금액은 어떻게 돌려받나요?"

"스타벅스 카드가 있으면 충전해 드릴 수 있어요."

 

나는 아뿔싸 싶었다.

'남은 금액을 굳이 채워 쓰지 않아도, 이렇게 돌려받을 수 있구나!'

 

나는 스타벅스 앱이 없어서 남편의 스타벅스 앱에 충전을 했다.

 

나는 잔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줄 알고 아득바득 이 기프티콘을 꽉꽉 채워 쓰려고 했다.

그래서 평소 먹지도 않는 과자도 하나 시키고, 

음료도 내가 먹고 싶었던 아아가 아닌 훨씬 달고 양도 많고 칼로리도 높은 걸로 굳이 시켰던 거다.

 

먹고 싶었던 아아가 아닌 그보단 텁텁한 아이스 돌체라떼를 마시며 나는 좀 시무룩해졌다.

 

공짜라는 생각에 불필요한 소비를 한 것이 마음을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다.

 

 

 

먹을 만큼만 사는 것도 미니멀리즘이구나

불필요한 소비만큼이나, 불필요한 음식 섭취도 마음을 무겁게 했다.

 

가격을 맞춘다는 이유로 평소 잘 먹지 않는 디저트를 고르고, 

그냥 마시고 싶었던 아아 대신 양도 많도 칼로리도 많은 돌체라떼를 주문한 것이

기프티콘을 준 사람의 소중한 선물을 가볍게 소비한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다.

 

기프티콘도 결국 하나의 '돈'인데

공짜라고 함부로 쓰는 것은 선물한 사람에게도 실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먹는 것 하나에서도 선택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무거운 마음으로 텁텁한 아이스 돌체라떼를 마시며,

평소 내가 칼로리도 생각하며, 당도 생각하며 마실 기회를 아끼고 아끼며 어쩌다 한 번 큰맘 먹고 맛있게 마실 때와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싶었다. 

아이스 돌체라떼도 내가 좋아하던 것이지만, 이 날은 아아를 먹고 싶었던 건데...

그저 기프티콘의 금액을 맞춘다는 이유로 즐겁게 먹지 못할 음식을 시키는 건 이 날 이후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았다.

 

 

 

 

먹는 것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

미니멀리즘은 단순히 물건을 줄이는 것이 아니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내 시간과 에너지를 소중한 곳에 쓰는 것이다.

 

먹는 것도 마찬가지다.

 

필요 이상으로 먹지 않고, 원하지 않는 데 돈을 쓰지 않으며,

내가 진짜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미니멀리즘이다.

그렇다면 항상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내 생각을 곱씹어 봐야 한다.

먹는 것에 있어서도, 먹는 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니까

항상 이게 필요한 지 생각해보고 먹어야겠다.

 

이 날 이후, 나는 '먹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로 다짐했다.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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