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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과 물건

내가 버린 물건들 6편: 안 쓰면 금도 버린다

by 천천히 스미는 202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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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2개월 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그동안 버린 물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걸 왜 갖고 있었지 하는 물건부터 언젠가 쓸지 몰라 모아돈 물건들,
읽지 않는 책, 이젠 안쓰는 취미용품.
그리고 이것까지 버렸다 할 정도로 과감하게 버린 물건들을 기록했다.
 
이어서 오늘은 금을 버린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목차

1. 금을 버렸다고? 왜?
2. 가치란 결국, 내게 필요하냐의 문제다.

 
 
 

금을 버린다고? 왜?

 
 
금 외에 다른 재질의 귀걸이를 끼면 염증이 나서 늘 금 귀걸이만 착용했다.
그런데 금 귀걸이라도 베개나 머리카락에 걸려 조금만 잡아당겨지면 어김없이 상처가 났다. 아픔을 감수하면서까지 귀걸이를 계속해야할 까? 문득, 귀걸이를 내 인생에서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귀걸이는 나한테 쓸모가 없었다.
 
집에 짝이 온전한 귀걸이가 네 개 있었다. 그리고 짝 잃은 14K, 18K 금 귀걸이와 원래부터 한 짝만 있었던 두꺼운 심의 금 피어싱도 몇 개 남아있었다. 보증서는 잃어버리고, 귀걸이들만 덩그러니 갖고 있었다.
 
이 귀걸이를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남편한테 말하자,
 

금을 버리겠다고? 

 
 
남편은 의아해했다. 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높아지니, 가지고 있는 게 낫지 않냐는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금은 재산으로 보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하지만 나는 귀걸이를 볼 때마다 아픔이 떠올랐다.
'이거 끼고 상처나서 진짜 아팠지' 그런 기억 말이다.
 
결국 쓰지도 않으면서 가지고 있는 것도 싫고, 신경 쓰는 것도 싫었다. 무엇보다 아팠던 기억도 정리하고 싶었다. 나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 집중하고 싶었다.
 
다행히 금은 돈으로 바꿀 수가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금을 팔아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처음엔 종로의 금 매입하는 곳을 찾았지만, 집에서 멀었다. 검색해보니 집 근처에 '금거래소'라는 곳이 있었다. 사실상 일반 금은방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거래소'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니 더 믿음이 갔다.
 
금 파는 방법도 다 알아봤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집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팔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꾸만 미루게 됐다. 게다가 보증서도 없는 상태라 '과연 팔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러다 큰 맘먹고 금거래소를 갔다.
 

금 팔러 왔어요

 
 
직원들은 금을 팔러왔다고 하니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보증서가 없어도 문제되지 않았다. 거래소에서는 자체적으로 구비한 장비와 귀걸이에 새겨진 14K, 18K 각인을 확인해 금의 순도를 판별했다.
 
귀걸이에 있는 큐빅같은 부수적인 장식은 금 무게에서 제외되므로 모두 떼어냈다.
 
이 날 내가 판 금의 총액은 약 13만원 이었다.
 
귀걸이를 버리려던 결심은 결국 금을 팔면서 완성되었다. 쓸모없는 금을 정리하고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가치란 결국, 내게 필요하냐의 문제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지금 나에게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그리고 대부분의 물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리지 못하는 물건이 아직 많다.
하지만 금은 나에겐 버릴 수 있는 물건이었다.
 
금은 나에게 어떤 가치일까?
평소에 착용하지도 않고 필요하지도 않은데 집안에 고이 모셔두는 존재.
결국 내 삶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물건이었다.
 
필요하지 않다면, 나중에 돈이 급할 때를 대비해 보관하는 것뿐일까?
그렇다면 나는 돈을 금으로 바꿔 통장에 넣어 언제든 바로 쓸 수 있도록 하겠다. 아니면 그 돈으로 주식을 사는 선택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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