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소개 & 방문 계기
얼마 전 마트에 갔다가 순대 1kg을 9,900원에 파는 것을 봤다.
나는 마트에서 순대를 사지 않았다. 아마 다시는 마트에서 순대를 사지 못할 것이다.
지인의 소개로 어마어마한 곳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여긴 내가 사 먹던 순대의 세계를 바꿔 놓았다.
내가 먹던 순대의 세계에서는
4,000원치 1인분 시키면 손바닥만 한 짧은 길이의 순대를 숭덩숭덩 짤라주고,
간을 달라하면(간도 없는 곳이 태반이지만) 한 3조각 정도 얇게 짤라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데..
순대 1kg를 무려 4,500원에 준다고???
순대 1인분 가격으로 1kg을???
1kg은 순대를 3바퀴는 둘둘 감을 수 있는 양인데???
지인 분이 소개해준 이곳은 정말 내 상식을 파괴하는 곳이었다.
오늘 소개할 곳은 청량리 시장 안 '황해도 순대'다.
목차
1. 한 줄 소개 & 방문계기
2. 공간 & 분위기
3. 메뉴 & 가격
4. 음식 & 맛 (*순대 찌는 법)
5. 미니멀리스트 관점에서 본 장점
6. 한 줄 추천 & 마무리
7. 가게 정보
공간 & 분위기
📸 외부 분위기
📸 내부 분위기
저 엄청난 양의 순대 산을 보라.
황해도 순대는 청량리 시장 안에 있다.
시장을 구경하며 갈 수도 있고,
청량리역 1번 출구에서 부터 큰 길 쪽으로 접근해도 도로에 인접해있어 널찍하게 갈 수도 있다.
청량리 시장에는 야끼만두 사러 갔다가
같이 간 지인 분께서 여기 오면 꼭 가는 순대집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했다.
지인 분께서는 흔쾌히 순대를 사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처음에 좀 부담스러웠다.
왜냐면 내가 알던 순대는 좀 비싼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순대 1인분에 4,000원짜리를 시키면 접시 바닥이 보일 정도로 적은 양을 주는데,
그런 비싼 순대를 사주다니...!
그래서 한사코 괜찮다 했는데...
지인 분께서는 가격을 알려주시며 사준다 했다.
무려 순대 가격이 1kg에 4,500원이었다!
게다가 여긴 진짜 진짜 맛있는 순대라고 했다.
나는 가격을 듣고 사주겠다는 지인 분의 말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너무 충격적인 가격이었다.
내 상식 선에선 있을 수 없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맛까지 있다고?
황해도 순대.. 황해도가 어떤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순대는 내가 알던 그 찹쌀순대다.
떡볶이 살 때 같이 있는 그 순대말이다.
내가 갔을 때는 오후 2시 정도 였는데, 한 두 세명이 기다리는 정도여서 웨이팅 없이 바로 살 수 있었다.
황해도 순대 안에 들어가니 맛있게 삶아진 각종 내장과 순대를 진열해 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양의 순대와 내장이 있는데도 누린내 하나 없이 맛있는 냄새만 났다.
그리고 매번 잘라진 순대나 잘라진 간이나 내장만 보다가
이런 원형을 보고, 심지어 구매를 하다니!
왠지 어른이 된 것만 같았다.
순대는 그 진열된 순대를 그 자리에서 잘라서 1kg을 하늘색 비닐봉지에 담아 주셨다.
같이 간 지인 분은 순대와 함께 염통도 같이 구매했는데, 염통을 달라하니
주인장이 잘 삶아진 심장을 턱 손으로 집어
'이 정도면 되겠어요?'라고 말했다.
정말 터프하고 야생적이고 멋있었다.
혼자서 사극 드라마에서 보던 푸줏간이 생각나 감탄했다.
이런 원형의 염통을 사는 지인 분이 새삼 어른같이 느껴졌다.
메뉴 & 가격
📸 메뉴판
✅ 대표메뉴
- 순대 1kg - 4,500원 (떡볶이 집에서 먹는 그 찹쌀순대)
- 염통 - 2,000원
순대는 1kg에 4,500원이다.
순대 말고도 다른 돼지 부위도 파는데 가격이 다 저렴하다.
지인 분이 구매한 염통도 2,000원으로 싸다.
심장 하나를 턱 하니 줄 정도이니 정말 저렴하다.
다음에 가면 편육도 사봐야지 싶다.
순대 1kg은 한 3번 정도 둘둘 말아진 것을 하늘색 비닐봉지에 담아줬다.
음식 & 맛
📸 내가 먹은 음식
집에 오자마자 '황해도 순대'에서 사 온 순대와
청량리 시장 '짱구네 야끼만두'에서 산 야끼만두랑 같이 먹으려고 신전떡볶이를 시켰다.
순대 1kg 산거를 바로 찍었어야 하는데 너무 먹고 싶어서
바로 뜯고 비닐을 버렸다.
갓 찐 순대여서 따끈따끈한 상태로 왔는데 집에 오는 동안 다 식어서 데워야 했다.
순대 찌는 법
순대는 냄비에 물을 넉넉히 넣고, 찜기로 위에 순대를 넣고,
뚜껑을 닫은 상태로 10분 정도 쪘다.
전자레인지로 데울 수도 있지만 좀 퍽퍽해지는 게 싫어서
맛있게 먹으려고 찜기로 데웠다.
역시나 정말 맛있었다.
순대에서 기대하는 그 정석적인 맛이었고,
잡내 하나 없이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게다가 윤기도 자르르하고, 안에 든 당면도 쫄깃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다.
순대 피도 얇아서 뭐 벗겨내거나 거슬리는 것 없이 잘 씹히고 넘길 수 있었다.
또 칼로 썰 때도 잘 썰리고, 터지지도 않아서 모양도 좋았다.
황해도 순대는 약간 얇은 순대 같았는데, 그게 더 매력 있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는 걸 보니 노하우가 담긴 것 같았다.
이런 촉촉하고 쫄깃한 순대와 떡볶이의 궁합은 말이 필요 없었다.
진짜 맛있었다. 다음에 또 사먹을 거다.
미니멀리스트 관점에서 본 장점
✔️ 맛있는 순대를 사 먹을 수 있다. 다음엔 고민 없이 여기서 순대 사야지.
✔️ 양이 많은 순대로 다양한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다.
✔️ 순대 안에 채소 같은 게 없어서 딱 순대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한 줄 추천 & 마무리
📸 잘 먹었습니다
며칠 뒤 지인 분이 사진을 하나 보냈다.
염통이 가득 들어있는 먹음직스런 순대 볶음이었다.
남은 순대로 순대 볶음을 해 먹으니 진짜 맛있어서 강추한다는 것이었다.
그 사진을 보니 순대 볶음을 안 먹을 수 없었다.
그런데 막상 만들려고 하니 우리 집엔 없는 게 많았다.
양배추, 깻잎 그리고... 무엇보다 들깨가루가 없었다.
그렇지만 나는 순대볶음을 먹고 싶었다.
고민에 빠졌다.
결국 나는 순대볶음 밀키트를 샀다.
그리고 집에 남은 순대를 추가로 넣어서 순대볶음을 만들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순대볶음 밀키트 안에 순대 양이 턱없이 적었다.
'그래 맞아... 순대는 비싼 음식이었어... 이 적은 양의 순대를 봐...'
다행히 나는 황해도 순대에서 산 푸짐한 순대를 가진 사람이었기에,
순대 더블더블 순대 볶음을 먹을 수 있었다.
순대를 원없이 먹을 수 있었다.
넉넉하고 행복한 순대볶음이 있는 저녁이었다.
'황해도 순대' 가게 정보
📍 위치:
🏠 주소: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경동시장로2길 49-3
⏰ 운영 시간: 7:30 - 19:00
📞 전화번호: 010-5594-3222
💳 결제: 계좌이체 & 현금 가능
🚗 주차: 불가능(시장 안에 가게가 있음)
♿ 휠체어: 큰 길 쪽으로 가면 가게까지 접근이 가능하나 가게 내부가 많이 혼잡함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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