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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니멀리즘

내가 실천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by 천천히 스미는 2025.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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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고, 불필요한 상황을 정리하며 살고 있다.

그렇게 물건이나 상황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조금씩 더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귀하게 만든 시간에 인스타그램이랑 유튜브만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미니멀리즘으로 만든 현재에 집중하는 가벼운 삶을 쓰레기통에 처박는 일을 하고 있던 거다.

 

처음에는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목차

1. 미니멀리즘으로 만든 시간을 디지털이 갉아먹고 있었다.
2. 내가 실천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3. 디지털을 비우고 얻은 것들

 

 

 

미니멀리즘으로 만든 시간을 디지털이 갉아먹고 있었다

집 안의 이런저런 물건을 '현재'를 기준으로 정리했다. 물건을 버리니, 물건이 주던 부채감이나 미련을 버릴 수 있었다. 

그만큼 시간이 생겼다. 심심한 시간이 생겼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것이었다. 심심한 시간.

 

그런데 나는 그 심심함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평소 하던 대로 인스타그램에서 시간을 보내고, 유튜브를 통해 요즘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재밌어한다는 영상을 딱히 내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보여주는 대로 보고 있었다. 그리고 수 시간을 보낸 뒤 번뜩 정신을 차려서 나 뭐 했지? 뭐 봤지?를 생각해 보면 아무 생각이 안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었다.

 

남편이 뭐 재밌는 거 보고 있어?라고 물어봐도 방금 전까지 보던 것도 기억이 안 났다.

그냥 무의식적으로 스크롤을 하고, 10초 뒤 버튼을 터치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이건 뭔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니멀리즘으로 현재에 집중하고 싶은 건데, 겨우 집중하는 게 유튜브 인스타그램?

내가 뭘 원하는지는 몰라도 최소한 인터넷 중독자의 모습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 안 해야지, 유튜브 안해야지 싶어 마음을 먹어도 밥먹 듯 익숙하게 인스타그램, 유튜브를 키는 행위를 멈출 수 없었다.

마음만으로, 의지만으로 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처음엔 앱을 지우고 브라우저로만 접속해 봤다. 소용없었다. 

그러다 브라우저 내 스크린 타임을 제한하기 위해 인스타그램에 접속 제한도 해봤지만, 마치 그저 조금 복잡한 로그인 절차를 밟듯 익숙하게 스크린 타임을 풀고 인스타그램을 로그인하는 나를 발견하였다.

 

내가 누른 콘텐츠를 기반으로 추천하는 콘텐츠를 나는 마치 도박에 빠진 듯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그렇게 또 어느 세월의 시간이 갔다.

 

그리고 또 정신 차려보니 미니멀리즘으로 만든 내 많은 시간은 내가 그토록 원하던 모습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디지털에 버려지고 있었다. 아주 쓸모없이 말이다.

 

이런 모습을 깨달은 나는 하나의 묘수를 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조금씩 나를 중독시켰듯 나도 조금씩 내 중독을 아주 사소한 방법을 더하여 끊어보자는 생각을 한 거다.

 

내가 자꾸 인스타그램을 들어가는 원인을 알아차리면 그걸 없애는 식으로 하나하나 실천했다.

현실에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듯 디지털에서도 미니멀리즘을 실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래는 내가 한 디지털 미니멀리즘 방법들이다.

 

 

 

 

 

 

 

내가 실천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유튜브 알고리즘 끄기

 

1. 유튜브 상단 프로필 그림 클릭하면 메뉴가 나옵니다.

여기서 Youtube의 내 데이터 항목에 들어갑니다.

 

2. Youtube 제어에 보면 각 항목마다 'Youtube 시청 기록 관리', 'Youtube 검색 기록 관리'등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각각의 항목에 들어가 "사용 중지" 버튼을 클릭합니다.

 

3. 유튜브 화면이 알고리즘으로 추천하는 영상이 나오지 않고 검색 화면만 뜨게 됩니다. 

 

 

 

유튜브를 들어가니 추천 영상만 보더라도 시간이 많이 가는 걸 깨달았다.

이 알고리즘을 끄니, 추천 영상이 안 떴다.

검색을 해서 내가 보고 싶은 영상만 찾아보니 유튜브를 시청하는 시간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그 검색한 영상 하단에 추천하는 알고리즘 영상을 피할 순 없었다.

그럼에도 숏츠는 알고리즘을 끄면 더 이상 추천이 안된다. 숏츠 보는 시간만 줄여도 큰 수확이었다.

 

 

 

 

 

핸드폰 알림 지우기

별 내용도 없는 알림이 생각보다 많이 온다. 

대부분 광고다. 이 앱을 오늘 써야 한다. 할인 혜택이 있다. 이 상품을 가입해야 한다 등등.

핸드폰 알림을 꺼도 일상에 어떤 일도 생기지 않는다. 핸드폰 알림을 끄고 가시처럼 사소하게 거슬리게 빼앗기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핸드폰 알림을 끄는 방법은 이전에 써놓은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디지털 다이어트의 시작. 핸드폰, 쉿! 조용히 해

뭐만 하려고 하면 앱에서 알림이 띠링.나도 할 일 많은 데 메일에서 급한 일이라고 호들갑 떨며 알림이 띵띵띵.열어보면 별 것도 아닌 광고 문자, 변경된 규약에 대한 알림 메일, 스팸 메일.알림

www.d-super.com

 

 

 

 

통화 내역 지우기

스팸 전화가 참 많이 온다. 받아보면 대부분 보험, 핸드폰 개통, 여론조사 등등

요즘엔 핸드폰 번호로도 참 많이 온다.

 

중요한 전화번호는 저장하고 그 외의 것은 대부분 스팸번호로 가득 찬 통화 내역뿐이다.

전화를 받고 끊을 때마다 보는 통화 내역이 지저분하다.

 

은근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이 통화 내역은 수시로 지운다.

 

 

 

문자 내역 지우기

통화 내역과 마찬가지다. 광고 문자를 지우고 나면 나에게 의미 있는 문자는 몇 개 남지 않는다.

그 의미 있는 문자마저도 진짜 특별한 의미가 있으면 캡처해서 저장해 두고, 그 정도가 아니라면 지운다.

문자는 어떤 메시지를 나에게 알려주는 역할이고, 그 역할을 다했으면 이제는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쓸모를 다했으니 지우는 게 맞다.

 

 

 

카톡방 나가기

단톡방 중에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방도 참 많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다 들어있는 단톡방을 나가는 건 참 눈치가 많이 보였다.

그런데 1년, 2년 이상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방이라면 더 이상 쓰지 않는 방으로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렇게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면 이제 과거의 인연으로 보는 것이 맞다.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나에게 연락을 할 것이고 말이다.

 

단톡방에서 오간 사진이나 자료 중에 의미가 있다면 내가 따로 저장을 했을 것이고, 

은근히 데이터도 많이 소비되는 단톡방에 있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조용히 나가기 모드도 있어 크게 눈치 보지 않고 나갈 수 있다.

이제는 아무 말 없는 단톡방은 비우기로 했다.

 

 

 

 

 

인터넷 기록 삭제하기

인터넷 기록을 살펴보면 내가 이런데 시간을 많이 보냈구나를 알 수 있는 지표가 된다.

시답잖은 일에 많은 기록을 보면 내 스스로가 싫어질 때가 있을 정도다.

 

특히, 인스타그램 접속 기록이 진짜 많았다.

인스타그램에서 뭐 봤는지도 검색 기록에 짤막하게 표시되는데 이런 걸 보느라 시간을 썼다니 하는 수준이다.

 

인터넷 기록을 삭제하면 로그인 기록도 삭제된다.

인스타그램을 접속하려면 다시 로그인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나는 일부러 귀찮은 과정을 넣었다.

인터넷 기록을 삭제할 때는 비워지는 게 시원하니 좋고,

인스타그램을 접속할 때는 일부러 귀찮게 로그인하게 만들어 심리적인 허들을 만들었다.

로그인 귀찮아서라도 인스타그램 접속을 덜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가설이었다.

 

나중에는 복잡한 로그인의 고수가 되었지만, 그래서 10번 들어갈 거 9번 들어가는 정도의 수확은 있었다.

 

 

 

 

사진 정리하기

사진만큼 데이터가 무궁무진하게 쌓이는 게 있을까?

사진은 정말 큰 마음먹고 정리해야 한다.

추억도 얽혀있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삭제하는 건 정말 곤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은 1년에 한 번씩 정리한다.

아주 좋아하는 사진만 핸드폰에 남기고 나머지는 한번 쭉 정리한 다음 저장소로 옮긴다.

 

 

 

메일 지우기

메일은 하루만 관리하지 않아도 스팸으로 쌓인다. 아무리 수신거부를 부지런히 눌러도 내가 언제 메일 수신을 허락했는지도 모르는 곳에서 메일이 매일 오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전에 한 9000개나 쌓인 메일을 한 번에 정리했기 때문에 이렇게 일상적인 삭제만으로도 메일 관리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 

 

쓸모없는 메일은 바로바로 지우기.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시작이다.

 

 

 

인스타그램 탈퇴하기

위의 과정을 거쳐 나는 결국 인스타그램을 탈퇴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얻은 무수히 많은 정보를 어떻게 포기하느냐는 내 마음속의 목소리가 아주 컸다.

하지만 위에서 하던 것처럼 앱도 삭제하고, 인터넷 검색기록을 삭제하고, 불필요하게 로그인을 많이 해서 귀찮게 하고, 알림도 지웠다.

그랬더니 인스타그램을 탈퇴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인스타그램 시간을 줄이다가 안 쓰는 게 아니었고, 그냥 어느 날 탈퇴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들어가던 여러 계정을 그날 탈퇴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놀랍게도 인스타그램을 안 들어간다.

계정이 없으니 안 들어가고, 계정을 만들어도 나한테 맞춰진 정보들이 아니니 시큰둥할 거다.

나는 이렇게 인스타그램을 탈퇴할 수 있었다.

 

 

 

 

디지털을 비우고 얻은 것들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내 방법들을 소개했다.

이런저런 방법을 써봤지만 여전히 유튜브는 하루에 한 시간은 보는 것 같다.

 

그래도 인스타그램을 탈퇴한 건 정말 최고로 잘한 일이다.

심심하더라도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진 않는다. 

심심한 시간은 그냥 심심하게 보낸다.

 

비어있음을 느끼며 안정감을 느낀다.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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