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계정을 삭제했다.
인스타그램 앱을 삭제하고, 계정을 삭제하니
인스타그램을 끄면 기억도 안나는 갖가지 정보들에 무한 스크롤링 하지 않게 되었다.
내 하루의 틈을 모두 인스타그램으로 채웠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을 지우면 틈나는 시간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길을 걷다가도, 가만히 누워있다가도, 기다리다가도,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인스타그램을 켰기 때문에
그만큼 빈 시간이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여전히 나는 시간이 없다.
심심할 시간이 없다.
왜?
내 자투리 시간 어디 갔지?
목차
1. 인스타그램을 지우니 유튜브가...
2. 다음 카페 TOP 100, 다음 뉴스, 네이버 숏폼도 유혹을 한다.
3. 휴대폰이 눈에서 안 보이게, 상자에 담아 치운다.
인스타그램을 지우니 유튜브가...
호기롭게 인스타그램 앱도 지우고, 계정도 삭제했건만 여전히 나는 내 시간이 없다.
심심하거나 생각할 틈 없이 그 시간을 채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유튜브로.
물론 유튜브 추천 기능도 모두 껐다.
유튜브 시청 기록도 끄고, 검색 기록도 껐다.
아래 링크 방법대로 말이다.
내가 실천하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고, 불필요한 상황을 정리하며 살고 있다.그렇게 물건이나 상황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시간을 조금씩 더 만들었다. 그런데 막상 귀하게 만든 시
www.d-super.com
이렇게 유튜브가 나에 맞춰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차단할 수 있었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유튜브를 들어간다.
인스타그램을 하던 시간만큼 유튜브를 들어간다.
유튜브에는 인기 급상승 영상 탭이 있다.
이 탭은 내가 내 검색 기록, 시청 기록을 꺼도 언제든지 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 추천해 주는 영상들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탭에 들어가게 되었다.
대부분 내 관심사가 아니니 흥미가 없다. 그래도 이 수많은 영상 중 하나는 탭 하게 된다.
탭은 쉬우니까.
그럼 나는 그 영상을 보고 아래 그 영상과 관련된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계속 유튜브를 시청하게 된다.
초면인 유튜버의 영상을 보기도 하고, 엉뚱한 곳으로 흘러들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유튜브 숏츠는 정말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중독성이 심하다.
나는 숏츠 몇 개 스크롤 하다보면 '맞춤 콘텐츠가 사용 중지된 상태입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렇게 숏츠를 끊을 수 있는 장치를 해놨지만 그래도 또 다른 숏츠를 찾아해맨다.
내가 원하지 않는 콘텐츠를 계속 보게 된다.
이렇게 하루가 가고 또 간다.
다음(카페 TOP 100, 뉴스), 네이버 숏폼(N Clip)도 유혹을 한다
유튜브도 하다 보면 볼 게 없다.
그럼 나는 다음 카페 TOP100을 가고, 그러다 다음 뉴스도 본다.
그리고 가끔은 네이버에 들어간다.
네이버에도 숏폼이 출시한다고 했을 때, 그거 누가 보나 했는데
내가 보고 있었다.
그래도 네이버는 유튜브에 비해 양반이다.
숏폼 3개 정도도면 광고를 하나씩 껴놓고,
인기클립을 확인하라며 포맷이 달라지는 화면을 넣어서 숏폼을 이탈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중독까지 안 되게 바로 앱을 끌 수 있다.
다음 TOP 100은 인기 있는 카페글 100개를 모아두는 데,
100개 보는 게 정말 순식간이다.
내 시간은 이렇게 여기저기 찢어져 흩어진다.
휴대폰이 눈에서 안 보이게, 상자에 담아 치운다.
하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질 못하니 핸드폰을 하지 않는 물리적인 방법을 생각했다.
불투명한 상자에 휴대폰을 넣어두는 것이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 전략이었다.
나는 다이소에서 뚜껑 있는 흰색 작은 수납함을 샀다.
딱 핸드폰만 들어가는 사이즈다.
이곳에 핸드폰을 넣어두니 아주 조금은 핸드폰을 덜 찾게 되었다.
핸드폰을 하려면 핸드폰이 담긴 수납함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뚜껑을 열고,
충전선을 빼고,
다시 뚜껑을 닫고,
핸드폰 하기 좋은 곳으로 자리를 잡고 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굳이 만든 것이다.
그래도 핸드폰을 한다.
이 귀찮은 과정도 거치면서 굳이 굳이 핸드폰을 한다.
뭐 하는 것도 별 것도 없다.
그런데도 시간을 쓴다.
인스타그램을 지워도, 유튜브 검색 기록을 꺼도,
다음, 네이버 콘텐츠를 다 봐도,
할 일 없이 핸드폰을 한다.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불필요한 물건부터 시간, 에너지, 생각, 사람, 과거를 정리하고 있는데,
이런 숏폼 콘텐츠들은 불필요한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하고 있는 내가 자꾸 보인다.
이렇다 할 해결책이 있는 상태는 아니고,
이렇게 헤매는 기록을 남겨두면 답이 또 나오지 않을까 한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게 뇌를 릴렉싱하게 만들어 불안이나 긴장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도 알고 있으나,
이건 뭐 적당한 시간이어야지 싶다.
일단은 문제를 안 상태이니 두고 봐야겠다.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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