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인상 한입






우연히 이 집 앞을 지나가는데
안에서 솥뚜껑 안에서 라면을 길게 늘어뜨리며 뜨는 모습을 봤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을 넘어서 펄럭펄럭 사방으로 요동치는데, 그 안에 가득 담긴 먹음직스러운 뜨거운 무언가.
상호명을 보니 솥뚜껑닭볶음탕이었다.
아, 저건 닭볶음탕이구나..!
당장 먹고 싶었지만, 그날은 다른 걸 먹으러 굳이 부평을 찾아온 거라 참았다.
그리고 찾아갔다. 솥뚜껑닭볶음탕...!
솥뚜껑은 참 묘하다.
나는 시골에서 자란 것도 아닌데, 솥뚜껑에 대한 향수가 있다. 솥뚜껑에서 고기를 굽거나 음식을 하면 더 깊은 맛이 나고, 밤에 시골집에서 귀뚜라미가 우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여하튼 그런 솥뚜껑에 닭볶음탕이라니.
가게에 들어가자 일단 초록색 커다란 드럼통들이 쭉 나열된 것이 눈에 띄었다. 마치 고기 크기 썰어줄 것 같은 덩치 큰 사장님이 맞아주는 것 같았다.
그 안에는 커다란 주방용 화구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음식을 센 화력으로 익혀줄 것만 같다.
우리는 네이버지도에서 찾아본 사진처럼 묵은지 닭볶음탕과 라면사리, 어묵사리를 추가했다.
사실 나는 라면사리를 안 좋아한다. 굳이 추가하면 우동사리파다. 그런데 저번에 이곳을 지나갈 때 본 모락모락 김 나는 솥뚜껑에서 길게 뜨고 있던 라면!
그 라면이 아른거려 이번엔 라면사리를 추가했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묵은지닭볶음탕이 나왔다.
보글보글 솥뚜껑에서 공격적으로 익어가는 닭볶음탕을 보니 마치 캠핑을 온 것만 같았다.
가평이 따로 없었다.
계곡에서 먹는 닭볶음탕이 따로 없었다.
직원 분이 다 익혀서 떠줘서 편하게 먹을 수 있었다.
닭은 생각보다 작았고, 맛있었지만 막 대단한 맛은 아니었다. 묵은지도 크게 눈에 띄진 않았다.
그런데 여긴 경험이 너무 좋았다.
솥뚜껑이랑 거대 화구, 드럼통에 센 화력으로 김 모락모락 나면서 그걸 지켜보며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는 경험이 좋았다.
그리고 단순히 닭볶음탕을 먹는 게 아니라 구불구불 어묵꼬치, 짭짤하게 양념 잘 벤 라면을 후루룩 먹고, 그 안에 고구마, 감자를 차례로 후후 불어가며 먹는 게 마치 캠핑에서 먹는 맛이 났는데, 그 경험 또한 좋았다.
어묵꼬치가 은근히 싼 맛 안 나고, 맛있는 어묵이었다.
마지막으로 볶음밥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시켰는데, 묵은지가 여기서 빛을 발했다.
묵은지 턱 얹어서 솥뚜껑에 볶은 볶음밥 먹으니,
조화가,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이거 먹으러 또 와야겠다 싶었다.
🍜 오늘의 메뉴 & 가격

- 묵은지닭볶음탕 2인 — 38,000원
- 어묵꼬치 — 3,000원
- 볶음밥 — 2,500원
- 음료수 — 2,500원
- 라면사리 — 2시 이전 식사라 서비스 0원
총 46,000원
🧭 공간 분위기




처음 들어가자마자 놀란 건
위풍당당 자리 잡은 초록색 거대 드럼통들이었다.
여기에 솥뚜껑을 올리겠구나 싶으니 벌써 새로웠다.
보통 가게에는 화구라 해도 버너나 인덕션이 있는데,
이렇게 크고 투박한 화구가 신선했다.
초록색 드럼통 안에는 마치 주방 화구를 그대로 가져온 듯 화력 세 보이는 큰 가스레인지가 있었다.
불이 셀 것 같아서 벌써 음식이 맛있을 것 같았다.
📍 내가 여기 온 이유

우연히 지나가면서 본 이 장면으로
솥뚜껑닭볶음탕을 먹었다.
✔️ 미니멀 관점에서 좋았던 점
- 솥뚜껑에 묵은지 닭볶음탕을 익혀 먹으니 더 맛있었다.
- 마치 가평에 캠핑온 듯한 경험이 느껴진다.
- 어묵꼬치, 라면사리 넣어먹으니 더 캠핑 같은 느낌이 배가 된다!
💭 한 줄 메모

묵은지 올린 볶음밥 한 입 먹으러 또 가야지.
🍽️ 가게정보
- 가게명 : 통큰솥뚜껑닭볶음탕 부평역점
- 위치 : 인천 부평구 대정로 66 1층 101호 롯데시네마 건물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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